1. 유령을 볼 수 있다. 정확히 말하자면 볼 수 있었다.

 

7살 전까지만 해도 주변에 있는 것들이 유령인지, 혹은 그냥 사람인지 인지를 하지 못하는 편이었다.

심지어 유령을 보면서도 소심한 성격 탓에 이상한 사람들, 유령이 보인다 말조차 한 번도 말을 하지 않았다.

그저 남들도 다 보이는 데 안 보이는 척 하는 줄 알았다고.

 

처음으로 주변에 있는 것들이 죽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부터였다.

아버지는 분명 돌아가신 게 분명한데 돌아가신 아버지가 주변에 반 투명하게 보여서 비로소 주변에 보이는 반 투명한 것들이

죽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. 덧붙여 자신만이 유령들이 보인다는 것도.

 

원체 소심했던 탓에 주변에 보이는 것이 유령이든 사람이든 말을 잘 걸지는 않았지만, 가

끔 유령들이 자신이 보이냐고 계속 관심을 주는 바람에 더 소심해지는 것에 한 몫했다. 하지만 1년 전쯤부터 보이지 않게 됐다고 한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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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. 첫사랑이 5년 전에 만난 유령이었다.

 

비오는 날 집 앞에 서있던 유령을 사람과 착각해서 말을 걸었던 것을 계기로 친해지게 됐다. 소심한 성격의 그와 다르게

그 유령은 밝고 활발한 성격이라서 금세 세리카와도 친하게 지낼 수 있었고, 그렇기에 세리카는 그 유령을 좋아하게 됐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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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애 컨설턴트 일을 하게 된 것도 그 유령의 덕분.

타인의 연애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유령을 위해 친구의 연애 상담을 해주며 조언을 해줬고 상담을 해줄 때마다

친구가 좋아하는 사람과 잘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연애 컨설팅에 재미를 붙여갔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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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돌연 1년 전쯤 잘 있으라는 말과 함께 유령은 사라졌고, 그와 동시에 더 이상 유령을 볼 수 없게 되었다.

사라지고 나서 꾸준하게 그 유령을 다시 볼 수 있게 되기를, 하다 못해 그냥 유령이라도 다시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랐으나

어느 것 하나 이루어진적이 없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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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전히 첫사랑을 그리워하고, 기다리고 있다.